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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디자인 (Car Design)

오토 디자인 포트폴리오 - 마하Ⅲ 및 마크Ⅷ 프로젝트

by 이를리에 2022. 11. 19.

마하Ⅲ 및 마크Ⅷ 프로젝트

이번호부터 오토 디자인 포트폴리오를 기획 시리즈로 연재한다. 미국에서 활동 중인 자동차 디자이너 및 자동차 디자인학과 학생들 중 우수한 인재를 선별하여 그들의 작품 세계와 아이디어 전개, 프로젝트 진행 과정 등을 살펴보는 기획이다. 그 첫회로서 필자의 마하Ⅲ 및 마크 Ⅷ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글,그림 / 김성용 (아트센터 교수)

필자는 지난해 말까지 진행했던 ‘자동차 디자인 & 스케치 세미나’ 시리즈를 마치고 나서 한동안 우리나라의 자동차 디자인을 지망하는 학생들의 수준을 더욱 높이기 위한 칼럼을 구상했다. 그러던 중에 지난달 본인이 경험했던 자극, 즉 다른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통한 아이디어 전개 방법과 색다른 테크닉을 접함으로써 느끼게 되는 신선한 감동들을 우리 학생들에게 전달해준다면 나름대로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이번호부터 주로 이곳 미국에서 활동하는 자동차 디자이너들은 물론 현재 아트 센터(Art Center College of Design ;ACCD)에서 공부하고 있는 자동차 디자인학과의 고학년 학생들 중 우수한 인재를 선별하여 그들의 생생한 작품 세계와 아이디어 전개 및 프로젝트 진행 과정 등, 실질적인 테크닉과 디자인 프로세스를 현장감 있게 접해볼 수 있는 오토 디자인 포트폴리오 칼럼을 시리즈로 꾸며 기획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 포드를 떠나서 가을 학기부터 이곳 아트 센터에서 자동차 디자인학과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과목을 실기 강의하면서 경험한 것은 필자가 직접 실기를 해 보이거나 다른 작품의 실례를 많이 보여줄수록 학생들의 반응이 적극적이고 실력 향상 정도가 눈에 띄게 늘어난다는 것이었다. 

 

자동차 디자인을 배워나가는 데 있어서 보편적인 사전 인식이 없이 자신이 창조할 수 있는 형태의 다양성에는 항상 한계가 있기 때문에 늘 참고가 될 만한 사진이나 스케치 등을 가까이해두는 것이 필수적이다. 앞으로 독자들이 이 칼럼에 소개되는 자료들을 체계 있게 정리해 나간다면 향후 필드에서 활동하게 될 때에도 항상 참고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외국에서 출판되고 있는 자동차 관계 서적 등을 통해 일반적인 디자인 프로세스를 배울 수 있다면, 이 시리즈는 비교적 최근에 근무하기 시작한 젊은 디자이너들과 학생들의 작품을 주로 소개함으로써 자동차 디자인에 대한 신선하면서도 색다른 감각을 접할 수 있으리라 본다. 또한, 때때로 CCS(Center for Creative Studies) 출신 디자이너들의 작품도 아울러 소개함으로써 한쪽 스타일에만 치중하지 않는 기획상의 안배를 하려고 한다.

 

첫 번째 기획으로서 현재 미국의 빅스리에서 최근부터 활동하고 있는 아트센터 출신의 한국인 디자이너들의 작품 소개를 하겠다. 여기서 혹시 너무 한국인들의 작품만을 편파적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할지도 모를 독자들을 위해 다음과 같은 설명을 덧붙인다. 최근과 같은 불경기 속에서 미국의 빅스리는 물론, 이곳에 설립된 일본이나 유럽의 자동차 디자인 스튜디오에 취직하려면 (특히 동양인으로서) 클래스에서 항상 1순위의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이 칼럼은 어떤 개인에 대한 선전이나 인종적인 편견에 좌우되지 않고 우선적으로 클래스에서 가장 우수했던 디자이너들이나 뛰어난 학생들의 포트폴리오를 선별하여 게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월등한 한국 학생들의 작품이 자주 선택된다고 해서 공정성이 결여된 기획이라는 오해를 독자 여러분들은 하지 말기 바란다. 

 

이번호에는 마침 필자가 포드에서 마지 막으로 담당했던 머스탱 마하Ⅲ(Mustang Mach Ⅲ) 프로젝트가 디트로이트와 LA 오토쇼에 공개되어, 이 디자인의 개발 과정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아울러 재학 시절의 작품들을 소개함으로써 앞으로 이 시리즈 가 어떻게 구성되어갈 것인지를 보여주려고 한다. 

 

여기에 게재된 필자의 포트폴리오는 제작 시기상 크게 셋으로 구분된다. 그림 1부터 19까지는 가장 최근에 제작된 포드에서의 작품들이고 20~ 22는 재학 당시 거친, 역시 포드의 인턴십 과정 중에 제작한 마크 M 프로젝트의 작품 중의 일부다. 그리고 23~29는 재학 시절 중에 클래스에서 진행했던 프로젝트 중에 일부 기억에 남는 것들을 선별해놓은 것이다. 회사의 프로젝트들은 보안 문제상 더 많은 내용들을 공개할 수 없음을 아쉬워하며 아무쪼록 다소나마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

 

# 머스탱 마하Ⅲ

이 프로젝트는 신년 초 GM의 시보레 디비전에서 뉴 카마로 모델을 풀 체인지 하여 선보임으로써 그동안 포드 머스탱과 공유해오던 시장 점유율을 크게 잠식하게 될 것을 우려한 나머지, 포드사에서 마케팅 전략으로 94년에 소개될 신형 머스템을 널리 홍보하기 위해 디자인 개발을 서두르게 되었다. 

머스탱 마하Ⅲ 컨셉트 스케치
머스탱 마하Ⅲ 컨셉트 스케치

대개 새로운 양산차 모델 개발에는 4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지만, 이러한 콘셉트 카의 개발은 엔지니어링적 측면이나 정부 규제, 안전도 테스트 등의 제약을 받지 앉기 때문에 5~7개월 정도면 한 모델 개발이 끝나게 된다.

 

또한 양산차 모델 개발에는 디자이너, 엔지니어, 마케팅 담당자, 정책 결정자 등 수많은 사람들이 연관되어 많은 변수가 작용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디자이너들이 창조해낸 스케치의 이미지가 그대로 모델로 이어져 양산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아도 좋다. 

 

물론 이태리의 람보르기니 디아블로 등 소수의 특수 스포츠카들은 초기의 디자이너들의 콘셉트를 거의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소규모의 특수층만을 위한 수공업 형태의 시스템일 경우이고, 수백만 대씩 생산하는 일반 양산차의 경우에는 갖가지 규제 및 기술상, 코스트 상의 문제 때문에 자연히 디자이너의 환상적인(?) 콘셉트가 일반 주변 상황과 타협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러나 마치 패션 디자이너들이 가끔씩 패션쇼에 판매와는 전혀 상관없는 듯한 기상천외한 옷들을 출품하듯이, 자동차 메이커에서도 미래를 향한 비전의 제시 및 신기술 소개, 그리고 회사 이미지의 홍보를 위해 정기적으로 오토쇼에 환상적인 '쇼카'들을 내보내게 된다. 이러한 쇼카들은 대개 양산성이나 기존의 메커니즘에 전혀 구애받지 않고 자유스러운 콘셉트로 스타일링이 정해진다. 자동차 디자이너가 자신 속에 내재해 있는 감각을 한껏 표출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 할 수 있겠다. 

 

이 프로젝트의 초기 디자인 개발 당시, 각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근무하는 디자이너들에게 스케치를 의뢰하여 일단 중역들 의 심사를 거친 후, 모델 개발을 담당하게 될 디자이너를 선정하게 되었다. 운이 좋았는지 필자의 스케치가 채택되어 머스탱 스튜디오의 실장과 함께 전적으로 클레이 개발에 임하게 되었다. 이미 언급한 대로 이 콘셉트카는 94년에 본격적으로 판매될 신모델 머스탱을 홍보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기본 골격은 신형의 것을 그대로 쓰고 그 밖의 다른 요소들은 신형의 느낌을 토대로 너무 이질적이지 않도록 배려해야 했다.

 

그러나 그 밖의 다른 규제나 범위는 없었기 때문에 면과 선, 그리고 디테일 처리를 쇼카답게 더욱 우람하고 과감하면서도 섬세한 느낌을 잃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또한 전면부나 후면부, 그리고 사이드의 에어 스쿱 등 모든 요소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지게끔 많은 제안을 바탕으로 다듬어나갔다.

 

컨버터블형이 아니고 지붕이 없는 2인승 로드스터형으로서 모처럼 자유롭게 진행해 볼 수 있었던, 기억에 남는 좋은 프로젝트였다고 생각한다. 클레이 개발에 시간이 좀 더 있었다면 더욱 세련된 면 처리를 할 수 있었겠지만 프로그램 스케줄에 쫓긴 탓에 아쉬운 감도 많이 남아 있다. 

 

스케치에서 외관 클레이 모델 완성까지 불과 한 달 반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고 그밖에 파이버글라스 모델과 인테리어 (인테리어는 다른 디자이너가 담당) 내부 및 샤시와 엔진 장착까지 모든 과정이 5개월 만에 마감되었으니, 미국인들이 일을 하려고 마음먹으면 어느 정도까지 할 수 있는지 쉽게 짐작이 갔다.

 

엔진은 4백50마력의 V8형을 장착하여 0에서 시속 60마일(약 96km)에 이르는 데 단 4.5초라는 놀라운 가속력을 보여주어 일반 콘셉트카답지 않은 위세를 과시한다.

 

# 마크 Ⅷ

프로젝트는 필자가 학생일 당시 포드사에서 인턴십 과정을 겪으면서 제안한 스케치와 디자인 개발과정 중의일부다. 머스탱과 마찬가지로 12년만에 처음으로 신모델이 개발되어 올해부터시판 중이다. 포드에서 시판되는 차종 중에서 가장 가격이 바싸며 각종 첨단장비를 갖추고 있다. 끝으로, 재학 당시의 프로젝트는 대개 6학기 이후부터 8학기까지에 진행했던 자동차 디자인 클래스에서 선별한 스케치와 모델들의 일부다.

 

AUTO LIFE

오토 디자인 포트폴리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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